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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경(詩經)≫의 부(賦), 비(比), 흥(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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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문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75회   작성일Date 24-08-02 13:35

    본문

     

     부비흥(賦比興)과 풍아송(風雅頌)을 총칭하여 시경의 육의(六義)’라고 한다흥은 한 대(漢代학자들이 제일 먼저 제기한 시경의 표현 기법이다그러나 이 부흥이 무엇인지에 대한 한대 학자들의 설명은 모호하기 그지없었다후에 송대(宋代주희(朱熹 1130~1200)가 시집전(詩集傳)에서 비로소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는 사물을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직접 이야기하는 것(賦者敷陳其事而直言之者也)이다.

    는 하나의 사물로 다른 사물을 비유하는 것(比者以彼物比此物也)이다.

    은 다른 사실을 먼저 말하여 이야기하려는 것을 끌어내는 것(興者先言他物以引起所咏之同也)이다.

     

    는 사물을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다예를 들어 <칠월(七月)> 시는 관노(官奴)의 1년간의 노동생활을 월별로 서술한 시이다이러한 방식은 서사(敍事)의 기본 수법으로시경에서 가장 흔하게 운용되는 방식이다이러한 방식을 운용할 때소재의 선택과 시구의 취사선택에 주의를 기울이면 매우 아름다운 시가 나올 수 있다. <소아(小雅)채미(采薇)> 시는 출정나간 사나이의 향수를 그리고 있다. “옛날 내가 찾았을 땐 갯버들 휘휘 늘어졌더니이제 다시 와보니 함박눈이 펄펄 날리네(昔我往矣楊柳依依今我來思雨雪霏霏)” 구는 서사와 서경(敍景)과 서정(抒情)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천고의 명구가 되었다.

     

    는 비유를 뜻한다비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머리카락 쑥방구리 같고(首如飛蓬)”라든지, “마음은 취한 듯(中心如醉)”이라는 구절의 비유법은 명유(明喩)’라 한다. “쥐야쥐야큰 쥐야우리네 기장 먹지 마라(碩鼠碩鼠無食我黍)” 구절은 은유이다명유가 되었든 은유가 되었든 두 비유의 목적은 모두 서술 대상의 본질 혹은 형상이나 표정과 태도를 더욱 구체적으로 묘사해내기 위함이다.

     

    은 기흥(起興)’이라고도 한다다른 사물의 묘사에서 시작하여묘사하고 싶은 주요 대상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고대 민가에서는 주로 새를 이용하여 기흥하는 방법이 흔하게 사용되었다예를 들어 <관저(關雎)> 시에서는 첫 구절을 꿕꿕 울어대는 물수리강 모래톱에 있네(關關鴡鳩在河之洲)”라고 한 다음군자와 숙녀의 애정을 그리고 있다자웅이 서로 짝하여 있어야 남녀 간의 애정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반면 연관성이 그리 밀접하지 않은 시도 있다예를 들어 <한광(漢廣)> 시에서는 남쪽에 무지러져 가지 없는 나무는 있으나쉬지도 못하리로다(南有喬木 不可休息)”하는 구절로 기흥했지만그 다음 구절인 한수(漢水)에 노는 계집 있으나어찌할 수 없네(漢有游女不可求思)” 구절과는 그 어떠한 필연적 관계도 찾아볼 수 없다단지 지역의 환경만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그러므로 은 자연환경과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동시에부각시키거나 과장하는 역할도 한다.

     

    부비흥의 관계는 종영(鍾嶸)의 시품(詩品)에 잘 설명되어 있다.

     

    비와 흥만을 사용한다면 뜻이 너무 심오한 병폐가 있기 때문에 문사가 매끄럽지 못하다부만을 사용한다면 뜻이 너무 잘 드러나는 병폐가 있어서 문장이 산만하다(若專用比興患在意深意深則詞;若旦用賦體患在意浮意浮則文散)” 

    그러므로 부흥 세 가지를 잘 조화시켜 운용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수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상을 요약하면흥은 시경의 중요한 형상화 기법이다또한 이후에도 일상적인 시가 창작의 기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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