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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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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용담유사 쉽게읽기

    교 훈 가

     
    1.

    왈이자질(曰爾子姪) 아이들아 경수차서(敬受此書) 하여스라

    너희도 이 세상에 오행(五行)으로 생겨나서

    삼강(三綱)을 법을 삼고 오륜(五倫)에 참예(參預)해서

    이십 살 자라나니 성문고족(盛門高族) 이내 집안

    병수(病數) 없는 너의 거동 보고 나니 경사(慶事)로다

    소업(所業) 없이 길러내니 일희일비(一喜一悲) 아닐런가


    2.

    내 역시 이 세상에 자아시(自兒時) 지낸 일을 

    역력히 생각하니 대저 인간 백천만사(百千萬事) 

    행(行)코 나니 그뿐이오 겪고 나니 고생일세 

    그중에 한 가지도 소업성공(所業成功) 바이없어

    흉중(胸中)에 품은 회포(懷抱) 일소일파(一笑一罷) 하온 후에 

    이내 신명(身命) 돌아보니 나이 이미 사십이오 

    세상 풍속 돌아보니 여차여차우여차(如此如此又如此)라 

    아서라 이내 신명 이밖에 다시없다 

    구미용담(龜尾龍潭) 찾아 들어 중한 맹세 다시 하고 

    부처(夫妻)가 마주앉아 탄식하고 하는 말이 

    대장부 사십 평생 해음없이 지내나니 

    이제야 할 길 없네 자호(字號) 이름 다시 지어 

    불출산외(不出山外) 맹세하니 기의심장(其意深長) 아닐런가


    3.

    슬프다 이내 신명(身命) 이리될 줄 알았으면 

    윤산(潤産)은 고사하고 부모님께 받은 세업(世業)

    근력기중(勤力其中) 하였으면 악의악식(惡衣惡食) 면치마는 

    경륜(經綸)이나 있는 듯이 효박(淆薄)한 이 세상에 

    혼자 앉아 탄식하고 그럭저럭 하다가서 

    탕패산업(蕩敗産業) 되었으니 원망도 쓸데없고 

    한탄도 쓸데없네 여필종부(女必從夫) 아닐런가 

    자네 역시 자아시(自兒時)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던 말을 

    일시도 아니 말면 부화부순(夫和婦順) 무엇이며

    강보(襁褓)에 어린 자식 불인지사(不忍之事) 아닐런가 

    그 말 저 말 다 던지고 차차차차 지내 보세 

    천생만민(天生萬民) 하였으니 필수기직(必授其職)할 것이오 

    명내재천(命乃在天) 하였으니 죽을 염려 왜 있으며 

    한울님이 사람 낼 때 녹(祿) 없이는 아니 내네 

    우리라 무슨 팔자 그다지 기험(崎險)할꼬 

    부하고 귀한 사람 이전 시절 빈천(貧賤)이오 

    빈하고 천한 사람 오는 시절 부귀(富貴)로세 

    천운(天運)이 순환(循環)하사 무왕불복(無往不復) 하시나니

    그러나 이내 집은 적선적덕(積善積德) 하는 공(功)은 

    자전자시(自前自是) 고연(固然)이라 여경(餘慶)인들 없을소냐

    세세유전(世世遺傳) 착한 마음 잃지 말고 지켜 내서 

    안빈낙도(安貧樂道) 하온 후에 수신제가(修身齊家) 하여 보세 

    아무리 세상사람 비방하고 원망 말을 

    청이불문(聽而不聞) 하여 두고 불의지사(不義之事) 흉한 빛을 

    시지불견(視之不見) 하여 두고 어린 자식 효유(曉諭)해서 

    매매사사 교훈하여 어진 일을 본을 받아 

    가정지업(家庭之業) 지켜 내면 그 아니 낙(樂)일런가


    4.

    이러그러 안심(安心)해서 칠팔 삭(朔) 지내나니

    꿈일런가 잠일런가 무극대도(無極大道) 받아 내어  

    정심수신(正心修身) 하온 후에 다시 앉아 생각하니  

    우리 집안 여경(餘慶)인가 순환지리(循環之理) 회복인가  

    어찌 이리 망극한고 전만고(前萬古) 후만고(後萬古)를  

    역력히 생각해도 글도 없고 말도 없네  

    대저 생령(生靈) 많은 사람 사람 없어 이러한가

    유도불도(儒道佛道) 누천년(累千年)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

    윤회(輪廻)같이 둘린 운수 내가 어찌 받았으며 

    억조창생(億兆蒼生) 많은 사람 내가 어찌 높았으며

    일 세상 없는 사람 내가 어찌 있었던고

    아마도 이 내 일은 잠자다가 얻었던가

    꿈꾸다가 받았던가 측량치 못할러라

    사람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사람이며

    재질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재질이며

    만단의아(萬端疑訝) 두지마는 한울님이 정하시니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사양지심(辭讓之心) 있지마는

    어디 가서 사양하며 문의지심(問疑之心) 있지마는 

    어디 가서 문의하며 편언척자(片言隻字) 없는 법을 

    어디 가서 본을 볼꼬 묵묵부답(黙黙不答) 생각하니 

    고친 자호(字號) 방불(彷彿)하고 어린 듯이 앉았으니 

    고친 이름 분명하다 

    5.

    그럭저럭 할 길 없어 없는 정신 가다듬어

    한울님께 아뢰오니 한울님 하신 말씀

    너도 역시 사람이라 무엇을 알았으며

    억조창생 많은 사람 동귀일체(同歸一體) 하는 줄을

    사십 평생 알았더냐 우습다 자네 사람

    백천만사(百千萬事) 행할 때는 무슨 뜻을 그러하며

    입산한 그 달부터 자호(字號) 이름 고칠 때는

    무슨 뜻을 그러한고 소위 입춘(立春) 비는 말은

    복록(福祿)은 아니 빌고 무슨 경륜(經綸) 포부(抱負) 있어

    세간중인부동귀(世間衆人不同歸)라 의심 없이 지어내어

    완연히 붙여두니 세상사람 구경할 때

    자네 마음 어떻던고 그런 비위 어디 두고

    만고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받아 놓고 자랑하니

    그 아니 개자한가 세상사람 돌아보고

    많고 많은 그 사람에 인지재질(人之才質) 가려내어

    총명노둔(聰明魯鈍) 무엇이며 세상사람 저러하여

    의아(疑訝) 탄식(歎息) 무엇인고 남만 못한 사람인 줄

    네가 어찌 알았으며 남만 못한 재질인 줄

    네가 어찌 알잔말고 그런 소리 말았어라

    낙지(落地) 이후 첨이로다 착한 운수 둘러 놓고

    포태지수(胞胎之數) 정해 내어 자아시(自兒時) 자라날 때

    어느 일을 내 모르며 적세만물(萬物) 하는 법과

    백천만사(百千萬事) 행하기를 조화(造化) 중에 시켰으니

    출등인물(出等人物) 하는 이는 비비유지(比比有之) 아닐런가

    지각없는 세상사람 ()한 듯이 하는 말이

    아무는 이 세상에 재승박덕(才勝薄德) 아닐런가

    세전산업(世傳産業) 탕패(蕩敗)하고 구미(龜尾) 용담(龍潭) 일 정각(一亭閣)

    불출산외(不出山外) 하는 뜻은 알다 가도 모를러라

    가난한 저 세정(世情)에 세상사람 한데 섞여

    아유구용(阿諛苟容) 한다 해도 처자보명(妻子保命) 모르고서

    가정지업(家庭之業) 지켜 내어 안빈낙도(安貧樂道) 한단 말은

    가소절창(可笑絶脹) 아닐런가 이 말 저 말 붕등(崩騰)해도

    내가 알지 네가 알까 그런 생각 두지 말고

    정심수도(正心修道) 하여스라 시킨 대로 시행해서

    차차차차 가르치면 무궁조화(無窮造化) 다 던지고포덕천하(布德天下) 할 것이니

    차제도법(次第道法) 그뿐일세 법을 정코 글을 지어

    입도한 세상사람 그 날부터 군자되어

    무위이화(無爲而化) 될 것이니 지상신선(地上神仙) 네 아니냐


    6.

    이 말씀 들은 후에 심독희자부(心獨喜自負)로다

    그제야 이 날부터 부처(夫妻)가 마주 앉아

    이 말 저 말 다한 후에 희희낙담(喜喜樂談) 그뿐일세

    이제는 자네 듣소 이내 몸이 이리 되니

    자소시(自少時) 하던 장난 여광여취(如狂如醉) 아닐런가

    내 역시 하던 말이 헛말이 옳게 되니

    남아 역시 출세(出世) 후에 장난도 할 것이오

    헛말인들 아니할까 자네 마음 어떠한고

    노처(老妻)의 거동(擧動) 보소 묻는 말은 대답찮고

    무릎 안고 입 다시며 세상 소리 서너 마디

    근근이 끌어내어 천장만 살피면서

    꿈일런가 잠일런가 허허 세상 허허 세상

    다같이 세상사람 우리 복이 이러할까

    한울님도 한울님도 이리 될 우리 신명(身命)

    어찌 앞날 지낸 고생 그다지 시키신고

    오늘사 참 말이지 여광여취(如狂如醉) 저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눌로 대해 그 말이며 그 중에 집에 들면

    장담같이 하는 말이 그 사람도 그 사람도

    고생이 무엇인고 이내 팔자 좋을진댄

    희락(喜樂)은 벗을 삼고 고생은 희락이라

    잔말 말고 따라 가세 공로(空老)할 내 아니라

    내 역시 어척없어 얼굴을 뻔히 보며

    중심(中心)에 한숨 지어 이적지 지낸 일은

    다름이 아니로다 인물 대접 하는 거동

    세상사람 아닌 듯고 처자에게 하는 거동

    이내 진정 지극하니 천은(天恩)이 있게 되면

    좋은 운수 회복할 줄 나도 또한 알았습네

    일소일파(一笑一罷) 하온 후에 불승기양(不勝氣揚) 되었더라


    7.

    그럭저럭 지내다가 통개중문(洞開重門) 하여 두고

    오는 사람 가르치니 불승감당(不勝堪當) 되었더라

    현인군자 모여들어 명명기덕(明明其德) 하여내니

    성운성덕(盛運盛德) 분명하다


    8.

    그 모르는 세상사람 승기자(勝己者) 싫어할 줄

    무근설화(無根說話) 지어내어 듣지 못한 그 말이며

    보지 못한 그 소리를 어찌 그리 자아내서

    () 안 설화(說話) 분분(紛紛)한고 슬프다 세상사람

    내 운수 좋자 하니 네 운수 가련할 줄

    네가 어찌 알잔 말고 가련하다 경주향중(慶州鄕中)

    무인지경(無人之境) 분명하다 어진 사람 있게 되면

    이런 말이 왜 있으며 향중풍속(鄕中風俗) 다 던지고

    이내 문운(門運) 가련하다 알도 못한 흉언괴설(凶言怪說)

    남보다가 배나 하며 육친(肉親)이 무삼일고

    원수같이 대접하며 살부지수(殺父之讐) 있었던가

    어찌 그리 원수런고 은원(恩怨)없이 지낸 사람

    그중에 싸잡혀서 또 역시 원수 되니

    조걸위학(助桀爲虐) 이 아닌가


    9.

    아무리 그리해도 죄 없으면 그뿐일세

    아무리 그리하나 나도 세상사람으로

    무단(無端)히 사죄(死罪) 없이 모함 중에 들단 말가

    이 운수 아닐러면 무죄한들 면할소냐

    하물며 이내 집은 과문지취 아닐런가

    아서라 이내 신명 운수도 믿지마는

    감당도 어려우되 남의 이목(耳目) 살펴 두고

    이같이 아니 말면 세상을 능멸(凌蔑)한 듯

    관장(官長)을 능멸한 듯 무가내라 할 길 없네


    10.

    무극한 이내 도()는 내 아니 가르쳐도

    운수 있는 그 사람은 차차차차 받아다가

    차차차차 가르치니 내 없어도 당행(當行)일세

    행장을 차려내어 수천리를 경영하니

    수도하는 사람마다 성지우성(誠之又誠) 하지마는

    모우미성(毛羽未成) 너희들을 어찌하고 가잔 말고

    잊을 도리 전혀 없어 만단효유(萬端曉諭) 하지마는

    차마 못한 이내 회포 역지사지(易地思之) 하여스라

    그러나 할 길 없어 일조분리(一朝分離) 되었더라


    11.


    멀고 먼 가는 길에 생각나니 너희로다 

    객지에 외로 앉아 어떤 때는 생각나서 

    너희 수도하는 거동 귀에도 쟁쟁하며 

    눈에도 삼삼하며 어떤 때는 생각나서 

    일사위법(日事違法) 하는 빛이 눈에도 거슬리며 

    귀에도 들리는 듯 아마도 너희 거동 

    일사위법 분명하다 명명(明明)한 이 운수는 

    원한다고 이러하며 바란다고 이러할까 

    아서라 너희 거동 아니 봐도 보는 듯다 

    부자유친(父子有親) 있지마는 운수조차 유친이며 

    형제일신(兄弟一身) 있지마는 운수조차 일신인가 

    너희 역시 사람이면 남의 수도하는 법을 

    응당히 보지마는 어찌 그리 매몰한고 

    지각없는 이것들아 남의 수도 본을 받아 

    성지우성(誠之又誠) 공경해서 정심수신(正心修身) 하여스라

    아무리 그러해도 이내 몸이 이리 되니

    은덕(恩德)이야 있지마는 도성입덕(道成立德) 하는 법은 

    한 가지는 정성이요 한 가지는 사람이라 

    부모의 가르침을 아니 듣고 낭유(浪遊)하면 

    금수(禽獸)에 가직하고 자행자지(自行自止) 아닐런가 

    우습다 너희 사람 나는 도시 모를러라 

    부자형제(父子兄弟) 그 가운데 도성입덕(道成立德) 각각이라 

    대저 세상사람 중에 정성 있는 그 사람은 

    어진 사람 분명하니 작심(作心)으로 본을 보고 

    정성 공경 없단 말가 애달하다 너희들은 

    출등(出等)한 현인(賢人)들은 바랄 줄 아니로되 

    사람의 아래 되고 도덕에 못 미치면 

    자작지얼(自作之孽)이라도 나는 또한 한(恨)이로다 

    운수야 좋거니와 닦아야 도덕이라 

    너희라 무슨 팔자 불로자득(不勞自得) 되단 말가

    해음없는 이것들아 날로 믿고 그러하냐 

    나는 도시 믿지 말고 한울님을 믿어스라.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捨近取遠) 하단 말가

    내 역시 바라기는 한울님만 전혀 믿고

    해몽(解蒙) 못한 너희들은 서책(書冊)은 아주 폐(廢)코

    수도하기 힘쓰기는 그도 또한 도덕이라

    문장이고 도덕이고 귀어허사(歸於虛事) 될까 보다

    열세자 지극하면 만권시서(萬卷詩書) 무엇하며 

    심학(心學)이라 하였으니 불망기의(不忘其意) 하여스라

    현인군자 될 것이니 도성입덕(道成立德) 못 미칠까 

    이같이 쉬운 도를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단 말가 

    애달다 너희 사람 어찌 그리 매몰한고 

    탄식하기 괴롭도다 요순(堯舜)같은 성현(聖賢)들도 

    불초자식(不肖子息) 두었으니 한(恨)할 것이 없다마는 

    우선에 보는 도리 울울한 이내 회포

    금(禁)차 하니 난감(難堪)이오 두자 하니 애달해서 

    강작(强作)히 지은 문자 귀귀자자(句句字字) 살펴 내어 

    방탕지심(放蕩之心) 두지 말고 이내 경계(警戒) 받아내어 

    서로 만날 그 시절에 괄목상대(刮目相對) 되게 되면 

    즐겁기는 고사하고 이내 집안 큰 운수라 

    이 글 보고 개과(改過)하여 날 본 듯이 수도하라 

    부디부디 이 글 보고 남과같이 하여스라.

    너희 역시 그렇다가 말래지사(末來之事)불민(不憫)하면 

    날로 보고 원망할까 내 역시 이 글 전해 

    효험 없이 되게 되면 네 신수 가련하고 

    이내 말 헛말 되면 그 역시 수치로다 

    너희 역시 사람이면 생각고 생각할까 

    교 훈 가


    1.

    왈이자질(曰爾子姪) 아이들아 경수차서(敬受此書) 하여스라

    (사랑하는 아이들아, 공경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받아라.)       

    너희도 이 세상에 오행(五行)으로 생겨나서 

    (너희도 이 세상에 한울님 조화로 생겨나서)          

    삼강(三綱)을 법을 삼고 오륜(五倫)에 참예(參預)해서 

    (윤리 도덕 지켜가며 )

    이십 살 자라나니 성문고족(盛門高族) 이내 집안           

    (스무 살이 되었으니, 대대로 이름 높은 우리 집안,)

    병수(病數) 없는 너의 거동 보고 나니 경사(慶事)로다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너희 모습, 보게 되니 경사로다)

    소업(所業) 없이 길러내니 일희일비(一喜一悲) 아닐런가        

    (별 일 없이 길러내니 기쁘고도 아쉽구나)

    2.

    내 역시 이 세상에 자아시(自兒時) 지낸 일을

    (나 역시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낸 일을)

    역력히 생각하니 대저 인간 백천만사(百千萬事)

    (하나하나 생각하니, 이 세상 모든 일이)

    행(行)코 나니 그뿐이오 겪고 나니 고생일세

    (지나고 보니 그뿐이고 겪고 나니 고생이라.)

    그중에 한 가지도 소업성공(所業成功) 바이없어

    (그 중에 한 가지도 이룬 것 전혀 없어,)

    흉중(胸中)에 품은 회포(懷抱) 일소일파(一笑一罷) 하온 후에

    (가슴속에 맺힌 생각 한 번 웃고 털어낸 후에)

    이내 신명(身命) 돌아보니 나이 이미 사십이오

    (내 처지를 돌아보니 나이 이미 사십이요,)

    세상 풍속 돌아보니 여차여차우여차(如此如此又如此)라

    (세상 풍속 돌아보니 그렇고 그렇고 또 그렇구나.)

    아서라 이내 신명 이밖에 다시없다

    (아서라, 이내 신세 다른 수가 전혀 없네.)

    구미용담(龜尾龍潭) 찾아 들어 중한 맹세 다시 하고

    (구미용담 다시 찾아 중한 맹세 새로 하고,)

    부처(夫妻)가 마주앉아 탄식하고 하는 말이

    (부부가 마주 앉아 탄식하고 하는 말이,)

    대장부 사십 평생 해음없이 지내나니

    (“대장부 사십 평생 하염없이 지냈으니)

    이제야 할 길 없네 자호(字號) 이름 다시 지어

    (이제는 할 길 없네. 자호와 이름 다시 짓고,)

    불출산외(不出山外) 맹세하니 기의심장(其意深長) 아닐런가

    (득도하지 못하면 산 밖으로 나가지 않으리라 맹세하니, 그 뜻이 깊지 않은가.) 

    3.

    슬프다 이내 신명(身命) 이리될 줄 알았으면

    (슬프다, 이내 신명, 이리 될 줄 알았다면,)

    윤산(潤産)은 고사하고 부모님께 받은 세업(世業)

    (재산 불리기는커녕 부모님께 받은 세업)

    근력기중(勤力其中) 하였으면 악의악식(惡衣惡食) 면치마는

    (힘써서 했더라면 가난한 생활은 면하겠지만,)

    경륜(經綸)이나 있는 듯이 효박(淆薄)한 이 세상에

    (포부와 계획이라도 있는 듯이 어지럽고 각박한 이 세상에)

    혼자 앉아 탄식하고 그럭저럭 하다가서

    (혼자 앉아 탄식하고, 그럭저럭 지내다가)

    탕패산업(蕩敗産業) 되었으니 원망도 쓸데없고

    (살림마저 없앴으니, 원망도 쓸데없고)

    한탄도 쓸데없네 여필종부(女必從夫) 아닐런가

    (한탄도 쓸데없네. ‘여필종부’라는 말도 세상에는 있지 않소.)

    자네 역시 자아시(自兒時)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던 말을

    (당신 역시, 어렸을 때 호의호식 하였다는  말을)

    일시도 아니 말면 부화부순(夫和婦順) 무엇이며

    (잠시도 그치지 않는다면 부화부순이 어찌 될 것이며,)

    강보(襁褓)에 어린 자식 불인지사(不忍之事) 아닐런가

    (포대기에 싸인 자식 앞에서 어찌 차마 할 말인가.)

    그 말 저 말 다 던지고 차차차차 지내 보세

    (그 말 저 말 다 그만두고 차차차차 지내봅시다.)

    천생만민(天生萬民) 하였으니 필수기직(必授其職)할 것이오

    (한울님이 사람 내니 일 또한 주실 것이요,)

    명내재천(命乃在天) 하였으니 죽을 염려 왜 있으며

    (죽고 사는 것은 한울님께 달렸으니 죽을 염려 왜 하며,)

    한울님이 사람 낼 때 녹(祿) 없이는 아니 내네

    (한울님이 사람 낼 때 살 길 없이는 아니 내네.)

    우리라 무슨 팔자 그다지 기험(崎險)할꼬

    (우리는 무슨 팔자라고 그토록 기구하고 험난할꼬.)

    부하고 귀한 사람 이전 시절 빈천(貧賤)이오

    (부하고 귀한 사람 이전 시절 빈천했고,)

    빈하고 천한 사람 오는 시절 부귀(富貴)로세

    (빈하고 천한 사람 오는 시절 부귀로세.)

    천운(天運)이 순환(循環)하사 무왕불복(無往不復) 하시나니

    (천운은 돌고 돌아 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그러나 이내 집은 적선적덕(積善積德) 하는 공(功)은

    (더구나 우리 집안 대대로 쌓은 공덕)

    자전자시(自前自是) 고연(固然)이라 여경(餘慶)인들 없을소냐

    (이전부터 그러하듯이 자손에게 경사스러운 일이 왜 없겠는가.)

    세세유전(世世遺傳) 착한 마음 잃지 말고 지켜 내서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네 착한 마음 잃지 말고 지켜 내어,)

    안빈낙도(安貧樂道) 하온 후에 수신제가(修身齊家) 하여 보세

    (안빈낙도 하온 후에 수신제가 하여 보세.)

    아무리 세상사람 비방하고 원망 말을

    (아무리 세상사람들이 비방하고 원망하는 말을 해도)

    청이불문(聽而不聞) 하여 두고 불의지사(不義之事) 흉한 빛을

    (못 들은 척 하고, 옳지 못한 흉한 짓은)

    시지불견(視之不見) 하여 두고 어린 자식 효유(曉諭)해서

    (못 본 척하고, 어린 자식 잘 타일러)

    매매사사 교훈하여 어진 일을 본을 받아

    (모든 일을 가르치고, 어진 일을 본받아서)

    가정지업(家庭之業) 지켜 내면 그 아니 낙(樂)일런가

    (집안일을 잘해 가면, 그 역시 즐거운 일 아닐런가.”)

     
    4.

    이러그러 안심(安心)해서 칠팔 삭(朔) 지내나니

    (이럭저럭 안심해서 칠팔 개월 지냈더니,)

    꿈일런가 잠일런가 무극대도(無極大道) 받아 내어

    (꿈결인가 잠결인가 무극대도 받아내어,)

    정심수신(正心修身) 하온 후에 다시 앉아 생각하니

    (정심수신 하고 나서 다시 앉아 생각하니,)

    우리 집안 여경(餘慶)인가 순환지리(循環之理) 회복인가

    (우리 집안 경사인가, 좋은 운의 회복인가,)

    어찌 이리 망극한고 전만고(前萬古) 후만고(後萬古)를

    (어찌 이리 망극한고. 지난 시절 오는 시절을)

    역력히 생각해도 글도 없고 말도 없네

    (하나하나 살펴봐도 글도 없고 말도 없네.)

    대저 생령(生靈) 많은 사람 사람 없어 이러한가

    (무릇 살아 있는 사람 중에 사람 없어 이러한가.)

    유도불도(儒道佛道) 누천년(累千年)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

    (유도 불도 누천 년에 운이 다해 그러한가.)

    윤회(輪廻)같이 둘린 운수 내가 어찌 받았으며 

    (돌고 도는 새 운수를 내가 어찌 받았으며,)

    억조창생(億兆蒼生) 많은 사람 내가 어찌 높았으며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내가 어찌 뛰어났으며,)

    일 세상 없는 사람 내가 어찌 있었던고

    (이런 도를 받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었는데 내가 어찌 있었던가.)

    아마도 이 내 일은 잠자다가 얻었던가

    (아마도 이내 일은 잠자다가 얻었던가,)

    꿈꾸다가 받았던가 측량치 못할러라

    (꿈꾸다가 받았던가, 헤아리지 못하겠네.)

    사람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사람이며

    (사람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사람이며)

    재질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재질이며

    (재질을 가렸으면 나만 못한 재질이며)

    만단의아(萬端疑訝) 두지마는 한울님이 정하시니

    (온갖 의심 들지마는, 한울님이 정하시니)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사양지심(辭讓之心) 있지마는

    (어찌 해볼 도리 없네. 사양할 마음 있지마는)

    어디 가서 사양하며 문의지심(問疑之心) 있지마는

    (어디 가서 사양하며, 묻고 싶은 마음 있지마는)

    어디 가서 문의하며 편언척자(片言隻字) 없는 법을

    (어디 가서 물어보며, 말에도 글에도 없는 법을)

    어디 가서 본을 볼꼬 묵묵부답(黙黙不答) 생각하니

    (어디 가서 본을 볼꼬. 묵묵부답 생각하니)

    고친 자호(字號) 방불(彷彿)하고 어린 듯이 앉았으니

    (고친 자호와 거의 같고, 어리석은 듯 앉아 있으니)

    고친 이름 분명하다

    (고친 이름 분명하다.)

    5.

    그럭저럭 할 길 없어 없는 정신 가다듬어

    (어찌할 줄 모르다가 간신히 정신 차려)

    한울님께 아뢰오니 한울님 하신 말씀

    (한울님께 아뢰오니, 한울님 하신 말씀,)

    너도 역시 사람이라 무엇을 알았으며

    (“너도 역시 사람이니 무엇을 알았겠느냐.)

    억조창생 많은 사람 동귀일체(同歸一體) 하는 줄을

    (이 세상 모든 사람 동귀일체 하는 줄을)

    사십 평생 알았더냐 우습다 자네 사람

    (사십 평생 사는 동안 네 어찌 알았으랴. 참으로 우습다, 자네라는 사람은)

    백천만사(百千萬事) 행할 때는 무슨 뜻을 그러하며

    (온갖 일을 행할 때는 무슨 뜻으로 그리했으며,)

    입산한 그 달부터 자호(字號) 이름 고칠 때는

    (입산한 그 달부터 자호 이름 고친 것은)

    무슨 뜻을 그러한고 소위 입춘(立春) 비는 말은

    (무슨 뜻으로 그리했는가. 입춘에 비는 말이)

    복록(福祿)은 아니 빌고 무슨 경륜(經綸) 포부(抱負) 있어

    (복록은 빌지 않고 큰 경륜이나 포부가 있는 듯이,)

    세간중인부동귀(世間衆人不同歸)라 의심 없이 지어내어

    (‘세간중인부동귀’ 라 자신 있게 지어내어)

    완연히 붙여두니 세상사람 구경할 때

    (완연히 붙여두니, 사람들이 비웃으며 바라볼 때)

    자네 마음 어떻던고 그런 비위 어디 두고

    (자네 마음 어떻던고. 그런 뱃장 어디 두고)

    만고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받아 놓고 자랑하니

    (만고 없는 무극대도 받아놓고 자랑하니,)

    그 아니 개자한가 세상사람 돌아보고

    (그 얼마나 우스운가. 세상사람 돌아보고)

    많고 많은 그 사람에 인지재질(人之才質) 가려내어

    (많고 많은 사람 중에서 재질을 가려내서)

    총명노둔(聰明魯鈍) 무엇이며 세상사람 저러하여

    (총명하다 노둔하다 가려내어 무엇하며 세상사람 저렇다고)

    의아(疑訝) 탄식(歎息) 무엇인고 남만 못한 사람인 줄

    (탄식한들 무엇하리. 사람됨이 남보다 못한 줄을)

    네가 어찌 알았으며 남만 못한 재질인 줄

    (네가 어찌 알았으며, 재질이 남보다 못한 줄을)

    네가 어찌 알잔말고 그런 소리 말았어라

    (네가 어찌 안단 말이냐. 그런 소리 하지 말라.)

    낙지(落地) 이후 첨이로다 착한 운수 둘러 놓고

    (이 세상 생긴 후에 처음 있는 일이니라. 착한 운수 둘러 놓고)

    포태지수(胞胎之數) 정해 내어 자아시(自兒時) 자라날 때

    (포태의 수를 정했으니 어려서부터 있었던 모든 일을)

    어느 일을 내 모르며 격치만물(格致萬物) 하는 법과

    (내가 어찌 모르겠으며, 만물의 이치를 밝히는 법과)

    백천만사(百千萬事) 행하기를 조화(造化) 중에 시켰으니

    (세상 일을  행한 것도 조화 중에 시켰으니)

    출등인물(出等人物) 하는 이는 비비유지(比比有之) 아닐런가

    (뛰어난 인물이라고 일컫는 사람은 많이 있지 않겠는가.)

    지각없는 세상사람 원(願)한 듯이 하는 말이

    (지각없는 사람들이 바란 듯이 하는 말이)

    아무는 이 세상에 재승박덕(才勝薄德) 아닐런가

    (‘아무개는 이 세상에 재주는 있으나 덕이 없구나.)

    세전산업(世傳産業) 탕패(蕩敗)하고 구미(龜尾) 용담(龍潭) 일 정각(一亭閣)에

    (대대로 물려받은 집안 살림 다 없애고구미산 용담정에 들어 앉아)

    불출산외(不出山外) 하는 뜻은 알다 가도 모를러라

    (산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뜻은 알다가도 모르겠네.)

    가난한 저 세정(世情)에 세상사람 한데 섞여

    (고달픈 세상살이에 한데 섞여 살아가려면)

    아유구용(阿諛苟容) 한다 해도 처자보명(妻子保命) 모르고서

    (아첨하며 구차하게 산다 해도, 처자식은 굶기면서)

    가정지업(家庭之業) 지켜 내어 안빈낙도(安貧樂道) 한단 말은

    (집안 체통 지킨다고 안빈낙도 한다 하니)

    가소절창(可笑絶脹) 아닐런가 이 말 저 말 붕등(崩騰)해도

    (우습기 짝이 없네.’ 이 말 저 말 떠돌아도)

    내가 알지 네가 알까 그런 생각 두지 말고

    (내가 알지 네가 알까. 그런 생각 하지 말고)

    정심수도(正心修道) 하여스라 시킨 대로 시행해서

    (정심수도 하여라. 시킨 대로 실행해서)

    차차차차 가르치면 무궁조화(無窮造化) 다 던지고

    (차차차차 가르치면, 무궁조화 물론이고)

    포덕천하(布德天下) 할 것이니 차제도법(次第道法) 그뿐일세

    (포덕천하 할 것이니 도 닦는 절차는 그것뿐일세.)

    법을 정코 글을 지어 입도한 세상사람

    (법을 정하고 글을 지어 가르치면, 입도한 세상사람)

    그 날부터 군자되어 무위이화(無爲而化) 될 것이니

    (그 날부터 군자 되어 무위이화 될 것이니,)

    지상신선(地上神仙) 네 아니냐

    (지상신선 네 아니냐.”) 

    6.

    이 말씀 들은 후에 심독희자부(心獨喜自負)로다

    (이런 말씀 듣고 나니 마음으로 기뻐하며 자신감을 가졌도다.)

    그제야 이 날부터 부처(夫妻)가 마주 앉아

    (그제서야 이 날부터 부부가 마주 앉아)

    이 말 저 말 다한 후에 희희낙담(喜喜樂談) 그뿐일세

    (이 말 저 말 하는 말이 기쁘고도 즐거운 말뿐이로구나.)

    이제는 자네 듣소 이내 몸이 이리 되니

    (“이제는 당신 들어 보소. 이내 몸이 이리 되니)

    자소시(自少時) 하던 장난 여광여취(如狂如醉) 아닐런가

    (젊어서부터 하던 장난 미친 듯 취한 듯하였으나,)

    내 역시 하던 말이 헛말이 옳게 되니

    (헛말처럼 하던 말이 이제는 옳게 되니,)

    남아 역시 출세(出世) 후에 장난도 할 것이오

    (남아로 태어나서 장난도 할 것이오,)

    헛말인들 아니할까 자네 마음 어떠한고

    (헛말인들 아니할까. 당신 마음 어떠한가.”)

    노처(老妻)의 거동(擧動) 보소 묻는 말은 대답찮고

    (부인의 거동 보소. 묻는 말에는 대답 않고,)

    무릎 안고 입 다시며 세상 소리 서너 마디

    (무릎 안고 입 다시며 ‘세상’ 소리 서너 마디)

    근근이 끌어내어 천장만 살피면서

    (근근이 끌어내어 천장만 살피면서,)

    꿈일런가 잠일런가 허허 세상 허허 세상

    (“꿈일런가 잠일런가, 허허, 세상, 허허, 세상,)

    다같이 세상사람 우리 복이 이러할까

    (다 같은 세상사람, 우리 복이 이러한가.)

    한울님도 한울님도 이리 될 우리 신명(身命)

    (한울님도 한울님도 이리 될 우리 신명)

    어찌 앞날 지낸 고생 그다지 시키신고

    (어찌 그리 심한 고생 그다지 시키신고.)

    오늘사 참 말이지 여광여취(如狂如醉) 저 양반을

    (오늘에서야 말이지만, 미친 듯한 저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가는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눌로 대해 그 말이며 그 중에 집에 들면

    (누구에게 그 말하며 그러다가 집에 오면)

    장담같이 하는 말이 그 사람도 그 사람도

    (장담하듯 하는 말이 ‘이 사람아, 이 사람아,)

    고생이 무엇인고 이내 팔자 좋을진댄

    (무엇이 고생인가. 이내 팔자 좋아지면)

    희락(喜樂)은 벗을 삼고 고생은 희락이라

    (기쁨을 벗을 삼아 고생이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잔말 말고 따라 가세 공로(空老)할 내 아니라

    (잔말 말고 따라 오세. 헛되이 늙어 갈 내 아니라.’)

    내 역시 어척없어 얼굴을 뻔히 보며

    (이런 말씀에 나 역시 어이없어 얼굴을 뻔히 보며)

    중심(中心)에 한숨 지어 이적지 지낸 일은

    (속으로만 한숨지었네. 지금까지 지낸 것은)

    다름이 아니로다 인물 대접 하는 거동

    (다름이 아니로다. 사람을 대하는 모습)

    세상사람 아닌 듯고 처자에게 하는 거동

    (세상사람 아닌 듯하고, 처자에게 하는 모습)

    이내 진정 지극하니 천은(天恩)이 있게 되면

    (진정으로 지극하니, 한울님 은덕으로)

    좋은 운수 회복할 줄 나도 또한 알았습네

    (좋은 운수 돌아올 줄 나 또한 알았네요.”)

    일소일파(一笑一罷) 하온 후에 불승기양(不勝氣揚) 되었더라

    (한 번 웃고 떨쳐버리고 나니 기쁜 마음 이길 수 없구나.)

    7.

    그럭저럭 지내다가 통개중문(洞開重門) 하여 두고

    (그럭저럭 지내다가 닫힌 문을 활짝 열고)

    오는 사람 가르치니 불승감당(不勝堪當) 되었더라

    (오는 사람 가르치니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구나.)

    현인군자 모여들어 명명기덕(明明其德) 하여내니

    (어진 사람 모여들어 한울님 덕 밝히고 밝혀내니)

    성운성덕(盛運盛德) 분명하다

    (운과 덕이 번성할 것이 분명하다.)

    8.

    그 모르는 세상사람 승기자(勝己者) 싫어할 줄

    (이를 모르는 세상사람 자기보다 나은 사람 싫어하여)

    무근설화(無根說話) 지어내어 듣지 못한 그 말이며

    (근거 없는 말을 지어내어, 듣지도 못한 그 말과)

    보지 못한 그 소리를 어찌 그리 자아내서

    (보지도 못한 그 소리를 어찌 그렇게 지어내서)

    향(鄕) 안 설화(說話) 분분(紛紛)한고 슬프다 세상사람

    (온 마을에 헛말들이 어지럽게 떠도는가. 슬프다, 세상사람,)

    내 운수 좋자 하니 네 운수 가련할 줄

    (내 운수 좋아지면 네 운수는 가련해진다고)

    네가 어찌 알잔 말고 가련하다 경주향중(慶州鄕中)

    (너는 어찌 그리 아는가. 가련하다, 경주마을.)

    무인지경(無人之境) 분명하다 어진 사람 있게 되면

    (사람다운 사람 없음이 분명하구나. 어진 사람 있게 되면)

    이런 말이 왜 있으며 향중풍속(鄕中風俗) 다 던지고

    (이런 말들이 왜 떠돌겠는가. 마을 풍속은 다 그만두고)

    이내 문운(門運) 가련하다 알도 못한 흉언괴설(凶言怪說)

    (우리 집안 운수 가련하다. 알지도 못하면서 흉하고 괴이한 말을)

    남보다가 배나 하며 육친(肉親)이 무삼일고

    (남들보다 배나 더하며, 가까운 친척들이 무슨 일로)

    원수같이 대접하며 살부지수(殺父之讐) 있었던가

    (원수같이 대하며, 부모 죽인 원한이라도 있었던가)

    어찌 그리 원수런고 은원(恩怨)없이 지낸 사람

    (어찌 그리 원수처럼 되었는가. 은혜도 원한도 없이 지낸 사람)

    그중에 싸잡혀서 또 역시 원수 되니

    (그 중에 휩쓸려서 또 역시 원수가 되니,)

    조걸위학(助桀爲虐) 이 아닌가

    (악행을 조장하는 일 아닌가.) 



    9.

    아무리 그리해도 죄 없으면 그뿐일세

    (아무리 그리해도 죄 없으면 그뿐일세.)

    아무리 그리하나 나도 세상사람으로

    (아무리 그리하나 나도 세상사람으로)

    무단(無端)히 사죄(死罪) 없이 모함 중에 들단 말가

    (아무런 죽을 죄도 없이 모함 중에 든단 말가.)

    이 운수 아닐러면 무죄한들 면할소냐

    (새 운수 아니라면 죄가 없다한들 면할 수가 있겠는가.)

    하물며 이내 집은 과문지취 아닐런가

    (하물며 우리 집안은 명문 집안 아닌가.)

    아서라 이내 신명 운수도 믿지마는

    (아서라, 이내 신명 운수도 믿지마는)

    감당도 어려우되 남의 이목(耳目) 살펴 두고

    (감당도 어렵구나. 남의 이목 생각해서)

    이같이 아니 말면 세상을 능멸(凌蔑)한 듯

    (이렇게 그냥 있으면 세상을 능멸한 듯,)

    관장(官長)을 능멸한 듯 무가내라 할 길 없네

    (관장을 능멸한 듯,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



    10.

    무극한 이내 도(道)는 내 아니 가르쳐도

    (무극한 이내 도는 내가 아니 가르쳐도,)

    운수 있는 그 사람은 차차차차 받아다가

    (운수 있는 그 사람은 차차차차 받아다가)

    차차차차 가르치니 내 없어도 당행(當行)일세

    (차차차차 가르치니, 나 없어도 잘 되리라.)

    행장을 차려내어 수천리를 경영하니

    (행장을 차려 내어 먼 길을 떠나려 하니,)

    수도하는 사람마다 성지우성(誠之又誠) 하지마는

    (수도하는 사람마다 정성을 드리고 또 정성을 드리지만,만)

    모우미성(毛羽未成) 너희들을 어찌하고 가잔 말고

    (미숙한 너희들을 어찌 두고 가겠는가.)

    잊을 도리 전혀 없어 만단효유(萬端曉諭) 하지마는

    (잊을 도리 전혀 없어 여러 말로 달래 보지만,)

    차마 못한 이내 회포 역지사지(易地思之) 하여스라

    (차마 어쩌지 못하는 이내 심정 처지를 바꾸어 헤아려 보라.)

    그러나 할 길 없어 일조분리(一朝分離) 되었더라

    (그러나 어쩔 수 없구나. 하루아침에 헤어지게 되었구나.)

    11.

    멀고 먼 가는 길에 생각나니 너희로다

    (멀고 먼  가는 길에 생각나니 너희로다.)

    객지에 외로 앉아 어떤 때는 생각나서

    (객지에 외로이 앉아 어떤 때는 생각나서,)

    너희 수도하는 거동 귀에도 쟁쟁하며

    (너희 수도하는 모습 귀에도 쟁쟁하며)

    눈에도 삼삼하며 어떤 때는 생각나서

    (눈에도 삼삼하구나. 어떤 때는 생각나서,)

    일사위법(日事違法) 하는 빛이 눈에도 거슬리며

    (매사에 법도를 어기는 모습이 눈에도 거슬리며)

    귀에도 들리는 듯 아마도 너희 거동

    (귀에도 들리는 듯, 아마도 너희 거동)

    일사위법 분명하다 명명(明明)한 이 운수는

    (매사에 법도를 어기는 것이  분명하구나. 밝고 밝은 이 운수는)

    원한다고 이러하며 바란다고 이러할까

    (원한다고 이렇게 되며 바란다고 이렇게 될까.)

    아서라 너희 거동 아니 봐도 보는 듯다

    (아서라, 너희 거동 아니 봐도 보는 듯하다.)

    부자유친(父子有親) 있지마는 운수조차 유친이며

    (‘부자유친’이라지만 운수조차 같겠으며,)

    형제일신(兄弟一身) 있지마는 운수조차 일신인가

    (형제가 한 핏줄이라지만 운수조차 같겠는가.)

    너희 역시 사람이면 남의 수도하는 법을

    (너희 역시 사람이면 남의 수도 하는 법을)

    응당히 보지마는 어찌 그리 매몰한고

    (응당히 보지마는 어찌 그리 매몰찬고.)

    지각없는 이것들아 남의 수도 본을 받아

    (지각없는 이것들아, 남의 수도 본을 받아)

    성지우성(誠之又誠) 공경해서 정심수신(正心修身) 하여스라

    (정성을 다해 공경해서 바른 마음으로 수도에 힘쓰라.)

    아무리 그러해도 이내 몸이 이리 되니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이내 몸이 이렇게 떠나게 되니)

    은덕(恩德)이야 있지마는 도성입덕(道成立德) 하는 법은

    (한울님 은덕이야 있지마는, 도성입덕 하는 법은)

    한 가지는 정성이요 한 가지는 사람이라

    (한 가지는 정성이요, 한 가지는 사람이라.)

    부모의 가르침을 아니 듣고 낭유(浪遊)하면

    (부모의 가르침을 아니 듣고 빈둥대면)

    금수(禽獸)에 가직하고 자행자지(自行自止) 아닐런가

    (금수나 다름이 없고 제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습다 너희 사람 나는 도시 모를러라

    (우습다, 너희들을 나는 도무지 모르겠구나.)

    부자형제(父子兄弟) 그 가운데 도성입덕(道成立德) 각각이라

    (부자형제  그 가운데 도성입덕 각각이라.)

    대저 세상사람 중에 정성 있는 그 사람은

    (무릇 세상사람 중에 정성 있는 그 사람은)

    어진 사람 분명하니 작심(作心)으로 본을 보고

    (어진 사람 분명하니 마음먹고 본받으면)

    정성 공경 없단 말가 애달하다 너희들은

    (정성 공경이 왜 없겠는가. 애달프다, 너희들이)

    출등(出等)한 현인(賢人)들은 바랄 줄 아니로되

    (뛰어난 현인들이 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겠지만,)

    사람의 아래 되고 도덕에 못 미치면

    (사람 구실 못하고서 도덕에 못 미치면)

    자작지얼(自作之孽)이라도 나는 또한 한(恨)이로다

    (스스로 지은 잘못이라 하더라도 나는 또한 한이로다.)

    운수야 좋거니와 닦아야 도덕이라

    (운수야 좋거니와 닦아야 도덕이라.)

    너희라 무슨 팔자 불로자득(不勞自得) 되단 말가

    (너희라 무슨 팔자 노력도 없이 얻겠느냐.)

    해음없는 이것들아 날로 믿고 그러하냐

    (하염없는 이것들아, 나를 믿고 그러하냐.)

    나는 도시 믿지 말고 한울님을 믿어스라.

    (나는 도시 믿지 말고 한울님을 믿어라.)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捨近取遠) 하단 말가

    (네 몸에 모셨으니 가까이에서 찾지 않고 멀리에서 찾으려고 하느냐.)

    내 역시 바라기는 한울님만 전혀 믿고

    (내 역시 바라기는 한울님만 오로지 믿어라.)

    해몽(解蒙) 못한 너희들은 서책(書冊)은 아주 폐(廢)코

    (글 모르는 너희들은 서책은 아주 덮고)

    수도하기 힘쓰기는 그도 또한 도덕이라

    (수도에만 힘쓰는 것도 그도 또한 도덕이라.)

    문장이고 도덕이고 귀어허사(歸於虛事) 될까 보다

    (문장이고 도덕이고 어찌 허사가 되겠느냐.)

    열세자 지극하면 만권시서(萬卷詩書) 무엇하며

    (열세 자 지극하면 만권시서 무엇하며,)

    심학(心學)이라 하였으니 불망기의(不忘其意) 하여스라

    (마음공부라 하였으니 그 뜻을 잊지 말아라.)

    현인군자 될 것이니 도성입덕(道成立德) 못 미칠까

    (현인군자가 될 것이니 도성입덕에 못 미치겠느냐.)

    이같이 쉬운 도를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단 말가

    (이와같이 쉬운 도를 자포자기 하겠는가.)

    애달다 너희 사람 어찌 그리 매몰한고

    (애달프다, 너희 사람 어찌 그리 매몰찬고.)

    탄식하기 괴롭도다 요순(堯舜)같은 성현(聖賢)들도

    (탄식하기 괴롭도다. 요순 같은 성현들도)

    불초자식(不肖子息) 두었으니 한(恨)할 것이 없다마는

    (못난 자식 두었으니 한탄할 것 없지마는,)

    우선에 보는 도리 울울한 이내 회포

    (우선 생각해 보니 마음은 답답하고)

    금(禁)차 하니 난감(難堪)이오 두자 하니 애달해서

    (금하자니 감당하기 어렵고 놔두자니 애달퍼서,)

    강작(强作)히 지은 문자 귀귀자자(句句字字) 살펴 내어

    (힘들여 지은 글을 한 구절 한 구절 잘 살펴서)

    방탕지심(放蕩之心) 두지 말고 이내 경계(警戒) 받아내어

    (헛된 마음 두지 말고 내 가르침 잘 받아서,)

    서로 만날 그 시절에 괄목상대(刮目相對) 되게 되면

    (또다시 만날 때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된다면)

    즐겁기는 고사하고 이내 집안 큰 운수라

    (즐겁기는 물론이요, 이내 집안 큰 운수라.)

    이 글 보고 개과(改過)하여 날 본 듯이 수도하라

    이 글 보고 뉘우쳐서 나를 보듯 수도하라.)

    부디부디 이 글 보고 남과같이 하여스라.

    (부디부디 이 글 보고 남과같이 수도하라. )

    너희 역시 그렇다가 말래지사(末來之事)불민(不憫)하면

    (너희들이 게으름을 피우다가 훗날에 좋지 않게 되면)

    날로 보고 원망할까 내 역시 이 글 전해

    (나를 보고 원망하겠구나. 나 역시 이 글 전해)

    효험 없이 되게 되면 네 신수 가련하고

    (아무 효험 없게 되면 네 신수도 가련해지고)

    이내 말 헛말 되면 그 역시 수치로다

    (이내 말도 헛말이 되면 그도 역시 수치로다.)

    너희 역시 사람이면 생각고 생각할까

    (너희 역시 사람이면 생각하고 생각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