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목천 세성산 전투의 주역이던 천안(목천) 지역 동학도들의 이야기이다. 세성산에 웅거한 동학군들은 우금티 전투에 앞서 일본군의 전력을 분산시키고자 하였으나, 크게 패하면서 세성산(細城山)은 시성산(尸成山: 시체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많은 동학군이 죽음을 당했다. 이 지역은 동학 경전을 일찍부터 간행하고, 양반들의 동학 입도가 줄을 이을 만큼 동학에 우호적인 지역이었다.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1장 벅차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 넓게 퍼져라
2장 빼앗긴 사랑
3장 탄생, 비밀과 기쁨
4장 탐관오리는 죽어서도 추서되는구나!
5장 싸움에도 정도가 있다
6장 조선여자 하나쯤은
7장 종잡을 수 없는 마음
8장 만인을 잡아먹는 산
9장 살아남은 자의 길
P. 33어머니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물었다.
“연통이 왔는데, 유선이 아버지도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상현이의 말에 두 사람의 눈길이 아이들로 옮겨졌다.
“저, 어머님. 그래서 말인데….”
상현이가 뜸을 들였다.
“어여 말을 해 보거라. 어려워하지 말고….”
어머니가 내외의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
“아이들을 우리가 거둘까 합니다. 혼인한 지 한 해가 지났는데 아직도 태기가 없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엽기도 하고, 그냥 아이들이 좋습니다. 어머니 생각은 어떠신지요?”
상현 안사람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말했다. 상현이도 어머니의 눈치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