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을 거대 담론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동학은 지금까지 인류의 삶을 이끌어 온 질서를 청산하고, ‘다시 개벽’이라는 ‘새로운 삶의 틀’을 짜고자 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인류 앞에 제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본문 10쪽
● 수운 선생의 생애는 한 젊은 지식인으로서 새로운 가르침을 얻고자 고뇌하며 떠돌던 구도적 청년기의 삶과 종교 체험 이후 종교의 교조로서 구체적인 자신의 가르침을 세상에 펴 나가던 종교적인 삶으로, 또한 종교적인 삶은 은적암 생활을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본문 36쪽
● 을묘천서는 실제로 어떤 책을 받은 것이라기보다는, ... 수운 선생이 제세의 뜻을 품고 세상을 떠돌며 구도의 길을 걷다가 갖게 된 신비 체험, 곧 종교 체험의 한 현상이다. ... 이인은 곧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안에 있는 ‘원형’을서의 자신이며...- 본문 89쪽
● ‘한울님’은 우주 만물을 낳으신 초월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만물 속에 내재해 있으면서 무궁한 생성, 변화와 그 조화를 주재하고 있는 존재이다. 이러한 한울님의 조화는 자연계와 모든 생명, 그리고 우주 만유의 끊임없는 생성 변화와 그 질서를 주재하는 지공무사하며 전지전능한 힘이기도 한 것이다. - 본문 205쪽
● 무위이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수기심 정기기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노력으로서의 종교적 수련을 필요로 하게 된다. 나아가 이와 같은 종교적 수행을 통하여 ... 화출어자연지중이라는, 인간의 주체적 노력에 감응한 한울님의 조화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본문 242쪽
● ‘불연기연’은 동학의 올바른 수행법인 수심정기를 실천해 나가기 위한 동학의 매우 중요한 논리이며, 동시에 만유와 인간과 또 우주적인 신을 인식하는 매우 중요한 동학적인 인식의 방법이 되는 것이라 하겠다.- 본문 252쪽
● 동학에서 지향하는 낙원은 사회 제도의 개혁을 통하여 이룩하는 낙원이 아니라, 한울님의 도와 덕을 체득하여 인격적인 완성을 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이 여천지합기덕하는 지상신선이 되어, 이들의 손에 의해서 살기 좋은 세상인 낙원을 이룩한다는, 개인의 인성이나 인격에 중점을 둔 낙원이라고 하겠다.- 본문 277쪽
● 동학교조 수운 선생은 하나의 싸늘한 시신이 되어, 경주 용담 산자락에 묻힌다... 용담의 물이 흘러 사해의근원이 되고 구미산에 봄이 오니 온 세상이 꽃이로다. 용담의 물이 흘러 온 세상의 근원이 되듯이 그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맥맥한 정신으로 살아 남아 우리의 가슴에서 흐르고, 구미산에 봄이 오면 온 세상에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처럼 동학의 무궁한 이치는 후천의 밝고 밝은 세상을 열어갈 진리로 자리잡고 있다. 초월성과 내재성이, 절대성과 상대성이, 영원성과 시간성이, 무한성과 유한성이, 물질과 정신이, 신과 자연이, 신과 인간이 대립하고, 그러므로 갈등·대립과 모순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오늘. 수운 선생의 가르침은 이 위기의 시대에, 우주와 내가 둘이 아니요, 한울님과 내가 둘이 아니요, 만유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조화와 융합의 정신을 통하여, 무너지고 훼손된 우주적 질서의 참다운 회복을 꿈꾸며, 현대라는 이 어둠의 벌판을 적시며 오늘도 맥맥히 흘러가고 있다. 드넓은 후천의 무극 바다를 향하여.- 본문 306~3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