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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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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용담유사 쉽게읽기

    안 심 가

     

    1.

    현숙한 내 집 부녀 

    이 글 보고 안심하소 

    대저 생령(生靈) 초목군생(草木群生) 

    사생재천(死生在天) 아닐런가 

    하물며 만물지간(萬物之間) 

    유인(惟人)이 최령(最靈)일네 

    나도 또한 한울님께 

    명복(命福) 받아 출세(出世)하니 

    자아시(自兒時) 지낸 일을 

    역력히 헤어보니 

    첩첩이 험한 일을 

    당코 나니 고생일네 

    이도 역시 천정이라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2.

    그 모르는 처자들은 

    유의유식(遊衣遊食) 귀공자를

    흠선(欽羨)해서 하는 말이 

    신선인가 사람인가

    일천지하(一天之下) 생긴 몸이 

    어찌 저리 같잖은고

    앙천탄식(仰天歎息) 하는 말을 

    보고 나니 한숨이오

    듣고 나니 눈물이라 

    내 역시 하는 말이 

    비감회심(悲感懷心) 두지 말고 

    내 말 잠깐 들어스라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님도 

    불택선악(不擇善惡) 하신다네

    자조정공경(自朝廷公卿) 이하

    한울님께 명복(命福)받아

    부귀자(富貴者)는 공경(公卿)이오 

    빈천자(貧賤者)는 백성이라

    우리 또한 빈천자로 

    초야에 자라나서

    유의유식 귀공자는 

    앙망불급(仰望不及) 아닐런가 

    복록(福祿)은 다 버리고 

    구설앙화(口舌殃禍) 무섭더라 

    졸부귀불상(猝富貴不祥)이라 

    만고유전(萬古遺傳) 아닐런가 

    공부자(孔夫子) 하신 말씀 

    안빈낙도(安貧樂道) 내 아닌가 

    우리라 무슨 팔자 

    고진감래(苦盡甘來) 없을소냐 

    흥진비래(興盡悲來) 무섭더라 

    한탄 말고 지내보세 


    3.

    이러그러 지내나니 

    거연(居然) 사십 되었더라 

    사십 평생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구미산정(龜尾山亭) 지을 때에 

    날 주려고 지었던가 

    할 길 없어 무가내라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이라 

    이 말이 그 말인가 

    곰곰이 생각하니 

    이도 역시 천정(天定)일네 

    한울님이 정하시니 

    반수기앙(反受其殃) 무섭더라 


    4.

    무정세월여류파(無情歲月如流波)라 

    칠팔삭 지내나니 

    사월이라 초오일에 

    꿈일런가 잠일런가 

    천지가 아득해서 

    정신수습 못할러라 

    공중에서 외는 소리 

    천지가 진동할 때 

    집안사람 거동 보소 

    경황실색(驚惶失色) 하는 말이 

    애고 애고 내 팔자야 

    무삼 일로 이러한고 

    애고 애고 사람들아 

    약(藥)도사 못해 볼까

    침침칠야(沈沈漆夜) 저문 밤에 

    눌로 대해 이 말할꼬 

    경황실색 우는 자식 

    구석마다 끼어 있고 

    댁의 거동 볼작시면 

    자방머리 행주치마 

    엎어지며 자빠지며 

    종종걸음 한창 할 때 

    공중에서 외는 소리 

    물구물공(勿懼勿恐) 하여스라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님을 

    네가 어찌 알까보냐 

    초야에 묻힌 인생 

    이리 될 줄 알았던가

    개벽시(開闢時) 국초일(國初日)을 

    만지장서(滿紙長書) 나리시고 

    십이제국(十二諸國) 다 버리고 

    아국(我國) 운수 먼저 하네 

    그럭저럭 창황실색(????惶失色) 

    정신수습 되었더라


    5.

    그럭저럭 장등달야(張燈達夜) 

    백지 펴라 분부하네 

    창황실색 할 길 없어 

    백지 펴고 붓을 드니 

    생전 못 본 물형부(物形符)가 

    종이 위에 완연터라 

    내 역시 정신없어 

    처자 불러 묻는 말이 

    이 웬 일고 이 웬 일고 

    저런 부(符) 더러본가

    자식의 하는 말이 

    아버님 이 웬 일고 

    정신수습 하옵소서 

    백지 펴고 붓을 드니 

    물형부 있단 말씀 

    그도 또한 혼미로다 

    애고 애고 어머님아 

    우리 신명 이 웬 일고 

    아버님 거동 보소  

    저런 말씀 어디 있노 

    모자가 마주 앉아 

    수파통곡(手把痛哭) 한창 할 때 

    한울님 하신 말씀 

    지각없는 인생들아 

    삼신산(三神山) 불사약(不死藥)을 

    사람마다 볼까 보냐 

    미련한 이 인생아 

    네가 다시 그려내서 

    그릇 안에 살라두고 

    냉수일배(冷水一盃) 떠다가서 

    일장 탄복(一張呑服) 하여스라. 

    이 말씀 들은 후에 

    바삐 한 장 그려내어 

    물에 타서 먹어보니 

    무성무취(無聲無臭) 다시없고 

    무자미지특심(無滋味之特甚)이라

    그럭저럭 먹은 부가 

    수백장이 되었더라 

    칠팔삭 지내나니  

    가는 몸이 굵어지고 

    검던 낯이 희어지네 

    어화 세상사람들아 

    선풍도골(仙風道骨) 내 아닌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 내 신명 좋을시고 

    불로불사(不老不死) 하단 말가 

    만승천자(萬乘天子) 진시황(秦始皇)도 

    여산(驪山)에 누워 있고 

    한무제(漢武帝) 승로반(承露盤)도 

    웃음바탕 되었더라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영세무궁(永世無窮) 하단 말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금을 준들 바꿀소냐 

    은을 준들 바꿀소냐

    진시황(秦始皇) 한무제(漢武帝)가 

    무엇 없어 죽었는고

    내가 그때 났었더면 

    불사약(不死藥)을 손에 들고

    조롱만상(嘲弄萬狀) 하올 것을 

    늦게나니 한(恨)이로다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6.

    그 모르는 세상사람 

    한 장 다고 두 장 다고

    비틀비틀 하는 말이 

    저리 되면 신선인가

    칙칙한 세상사람 

    승기자(勝己者) 싫어할 줄

    어찌 그리 알았던고

    답답해도 할 길 없다

    나도 또한 한울님께 

    분부 받아 그린 부(符)를

    금수(禽獸)같은 너희 몸에 

    불사약이 미칠소냐

    가소롭다 가소롭다 

    너희 음해 가소롭다

    신무소범(身無所犯) 나뿐이다 

    면무참색(面無慚色) 네가 알까

    애달하다 애달하다 

    너희 음해 애달하다

    우리야 저럴진댄 

    머잖은 세월에도

    괴질 바랠 정이 없다 

    뛰고 보고 죽고 보세

    요악(妖惡)한 고 인물이 

    할 말이 바이없어 

    서학(西學)이라 이름하고

    온 동내 외는 말이

    사망념(邪妄念) 저 인물이 

    서학에나 싸잡힐까

    그 모르는 세상사람 

    그거로사 말이라고

    추켜들고 하는 말이 

    용담(龍潭)에는 명인(名人) 나서 

    범도 되고 용도 되고 

    서학에는 용터라고 

    종종걸음 치는 말을 

    역력히 못할러라


    7.

    거룩한 내 집 부녀

    이 글 보고 안심하소

    소위 서학 하는 사람 

    암만 봐도 명인(名人) 없데

    서학이라 이름하고 

    내 몸 발천(發闡) 하렸던가

    초야에 묻힌 사람 

    나도 또한 원(願)이로다

    한울님께 받은 재주 

    만병회춘(萬病回春) 되지마는 

    이내 몸 발천되면 

    한울님이 주실런가

    주시기만 줄작시면 

    편작(扁鵲)이 다시 와도 

    이내 선약(仙藥) 당할소냐 

    만세명인(萬世名人) 나뿐이다


    8.

    가련하다 가련하다 

    아국 운수 가련하다

    전세(前世) 임진(壬辰) 몇 해런고 

    이백사십 아닐런가

    십이제국(十二諸國) 괴질(怪疾) 운수

    다시개벽(開闢) 아닐런가

    요순성세(堯舜聖世) 다시 와서 

    국태민안(國泰民安) 되지마는

    기험(崎險)하다 기험하다 

    아국 운수 기험하다

    개 같은 왜적놈아 

    너희 신명 돌아보라

    너희 역시 하륙(下陸)해서 

    무슨 은덕 있었던고

    전세(前世) 임진(壬辰) 그때라도 

    오성(熬城) 한음(漢陰) 없었으면

    옥새 보전(玉璽保全) 뉘가 할꼬 

    아국 명현(名賢) 다시없다

    나도 또한 한울님께 

    옥새보전 봉명(奉命)하네

    무병지란(無兵之亂) 지낸 후에 

    살아나는 인생들은

    한울님께 복록(福祿) 정해 

    수명을랑 내게 비네

    내 나라 무슨 운수

    그다지 기험(崎險)할꼬

    거룩한 내 집 부녀

    자세 보고 안심하소

    개 같은 왜적놈이 

    전세 임진 왔다 가서

    술 싼 일 못했다고 

    쇠술로 안 먹는 줄

    세상사람 뉘가 알꼬 

    그 역시 원수로다

    만고충신(萬古忠臣) 김덕령(金德齡)이 

    그때 벌써 살았으면

    이런 일이 왜 있을꼬 

    소인 참소(讒訴) 기험(崎險)하다

    불과 삼 삭(朔) 마칠 것을 

    팔년지체(八年遲滯) 무삼 일고

    나도 또한 신선으로 

    이런 풍진(風塵) 무삼 일고

    나도 또한 한울님께 

    신선이라 봉명(奉命)해도

    이런 고생 다시없다 

    세상 음해 다하더라

    기장(奇壯)하다 기장하다 

    내 집 부녀 기장하다

    내가 또한 신선 되어 

    비상천(飛上天) 한다 해도

    개 같은 왜적놈을 

    한울님께 조화 받아

    일야(一夜)에 멸(滅)하고서 

    전지무궁(傳之無窮) 하여 놓고

    대보단(大報壇)에 맹세하고 

    한(汗)의 원수 갚아보세

    중수(重修)한 한(汗)의 비각(碑閣) 

    헐고 나니 초개(草芥) 같고

    붓고 나니 박산일세 

    이런 걱정 모르고서

    요악한 세상사람 

    눌로 대해 이 말 하노

    우리 선조 험천(險川) 땅에 

    공덕비를 높이 세워

    만고유전(萬古遺傳) 하여보세 

    송백(松栢) 같은 이내 절개(節槪)

    금석(金石)으로 세울 줄을 

    세상사람 뉘가 알꼬

    애달다 저 인물이 

    눌로 대해 음해하노

    요악한 저 인물이 

    눌로 대해 저 말 하노

    한울님이 내 몸 내서 

    아국 운수 보전하네

    그 말 저 말 듣지 말고 

    거룩한 내 집 부녀

    근심 말고 안심하소 

    이 가사 외워 내서

    춘삼월(春三月) 호시절(好時節)에 

    태평가(太平歌) 불러보세

    안 심 가

     

    1.

    현숙한 내 집 부녀 

    (현숙한 내 집 부녀,)

    이 글 보고 안심하소 

    (이 글 보고 안심하소.)

    대저 생령(生靈) 초목군생(草木群生) 

    (무릇, 세상의 모든 생명이)

    사생재천(死生在天) 아닐런가 

    (죽고 살고 하는 것은 한울님께 달렸다네.)

    하물며 만물지간(萬物之間) 

    (하물며 만물 가운데에)

    유인(惟人)이 최령(最靈)일네 

    (오직 사람이 가장 신령하다네.)

    나도 또한 한울님께 

    (나도 또한 한울님께)

    명복(命福) 받아 출세(出世)하니 

    (명복 받아 태어나니,)

    자아시(自兒時) 지낸 일을 

    (어려서부터 지낸 일을)

    역력히 헤어보니 

    (하나하나 헤아려 보니,)

    첩첩이 험한 일을 

    (겹겹이 험한 일을)

    당코 나니 고생일네 

    (겪고 나니 고생일세.)

    이도 역시 천정이라 

    (이도 역시 한울님이 정했으니)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어쩔 수가 없구나.)

    2.

    그 모르는 처자들은 

    (그런 줄을 모르는 처자들은)

    유의유식(遊衣遊食) 귀공자를

    (놀고먹는 귀공자를)

    흠선(欽羨)해서 하는 말이 

    (부러워하면서 하는 말이,)

    신선인가 사람인가

    (“신선인가 사람인가,)

    일천지하(一天之下) 생긴 몸이 

    (한 하늘 아래 태어난 몸이)

    어찌 저리 같잖은고

    (어떻게 저리 다를 수 있는가”)

    앙천탄식(仰天歎息) 하는 말을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는 말을)

    보고 나니 한숨이오

    (보고 나니 한숨이요,)

    듣고 나니 눈물이라 

    (듣고 나니 눈물이라.)

    내 역시 하는 말이 

    (나 역시 하는 말이,)

    비감회심(悲感懷心) 두지 말고 

    (“비관하는 마음 품지 말고)

    내 말 잠깐 들어스라

    (내 말 잠깐 들어보라.)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님도 

    (하늘에 계신다는 상제님도)

    불택선악(不擇善惡) 하신다네

    (선악분별 아니 하네.)

    자조정공경(自朝廷公卿) 이하

    (이 세상 모든 사람)

    한울님께 명복(命福)받아

    (한울님께 명복 받아,)

    부귀자(富貴者)는 공경(公卿)이오 

    (부귀자는 고관대작이오,)

    빈천자(貧賤者)는 백성이라

    (빈천자는 백성이라.)

    우리 또한 빈천자로 

    (우리 또한 빈천자로)

    초야에 자라나서

    (초야에 자라나서)

    유의유식 귀공자는 

    (놀고먹는 귀공자를)

    앙망불급(仰望不及) 아닐런가 

    (부러워한다고 되겠는가.)

    복록(福祿)은 다 버리고 

    (복록은 고사하고.)

    구설앙화(口舌殃禍) 무섭더라 

    (구설수가 더 무섭다.)

    졸부귀불상(猝富貴不祥)이라 

    (‘갑자기 부귀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만고유전(萬古遺傳) 아닐런가 

    (예부터 전해오지 않았던가.)

    공부자(孔夫子) 하신 말씀 

    (공자께서 말씀하신)

    안빈낙도(安貧樂道) 내 아닌가 

    (‘안빈낙도’가 바로 우리들 삶 아닌가.)

    우리라 무슨 팔자 

    (우리라고 무슨 팔자)

    고진감래(苦盡甘來) 없을소냐 

    (고생 끝에 낙이 없겠는가.)

    흥진비래(興盡悲來) 무섭더라 

    (좋은 일이 다하면 슬픈 일이 올까 더 무섭다,)

    한탄 말고 지내보세 

    (한탄 말고 지내보세.”)

    3.

    이러그러 지내나니 

    (이럭저럭 지내다 보니)

    거연(居然) 사십 되었더라 

    (어느덧 사십이 되었더라.)

    사십 평생 이뿐인가 

    (사십 평생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어찌해 볼 수가 없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가련하다, 우리 부친.)

    구미산정(龜尾山亭) 지을 때에 

    (구미산에 지은 정자)

    날 주려고 지었던가 

    (날 주려고 지었던가,)

    할 길 없어 무가내라 

    (어찌해 볼 길이 없네.)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이라 

    (‘한울님은 먹을 것 없이는 사람을 내지 않는다’ 하는 말이)

    이 말이 그 말인가 

    (바로 이 말인가.)

    곰곰이 생각하니 

    (곰곰이 생각하니)

    이도 역시 천정(天定)일네 

    (이도 역시 한울님이 정하신 일이라네.)

    한울님이 정하시니 

    (한울님이 정하셨으니)

    반수기앙(反受其殃) 무섭더라 

    (따르지 아니하면 재앙을 받을까 무섭도다.)


    4.

    무정세월여류파(無情歲月如流波)라 

    (무정한 세월이 흘러흘러)

    칠팔삭 지내나니 

    (칠팔 개월 지내나니,)

    사월이라 초오일에 

    (사월이라 초오일에,)

    꿈일런가 잠일런가 

    (꿈일런가  잠일런가)

    천지가 아득해서 

    (천지가 아득해서)

    정신수습 못할러라 

    (정신수습 못할러라.)

    공중에서 외는 소리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

    천지가 진동할 때 

    (천지가 진동할 때)

    집안사람 거동 보소 

    (집안사람 거동 보소.)

    경황실색(驚惶失色) 하는 말이 

    (놀라고 두려워 낯빛이 변하면서 하는 말이,)

    애고 애고 내 팔자야 

    (“애고, 애고, 내 팔자야,)

    무삼 일로 이러한고 

    (무슨 일로 이러한가.)

    애고 애고 사람들아 

    (애고, 애고, 사람들아, )

    약(藥)도사 못해 볼까

    (약도 쓸 수 없단 말가.)

    침침칠야(沈沈漆夜) 저문 밤에 

    (캄캄한 이 밤중에)

    눌로 대해 이 말할꼬 

    (누구를 대해 이 말을 할꼬.)

    경황실색 우는 자식 

    (놀라고 두려워 우는 자식이)

    구석마다 끼어 있고 

    (구석마다 끼어 있고,)

    댁의 거동 볼작시면 

    (집안사람 거동 보면)

    자방머리 행주치마 

    (자방머리 행주치마)

    엎어지며 자빠지며 

    (엎어지며 자빠지며)

    종종걸음 한창 할 때 

    (종종걸음 한창 할 때,)

    공중에서 외는 소리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

    물구물공(勿懼勿恐) 하여스라 

    (“두려워 말고 무서워 말라,)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님을 

    (하늘에 있는 상제를)

    네가 어찌 알까보냐 

    (네가 어찌 알겠느냐.”)

    초야에 묻힌 인생 

    (초야에 묻힌 인생,)

    이리 될 줄 알았던가

    (이렇게 될 줄 았았던가.)

    개벽시(開闢時) 국초일(國初日)을 

    (개벽운수로 나라가 열리는 첫날에)

    만지장서(滿紙長書) 나리시고 

    (온갖 가르침을 내려주시고,)

    십이제국(十二諸國) 다 버리고 

    (이 세상 모든 나라 뒤로하고)

    아국(我國) 운수 먼저 하네 

    (우리나라 운수를 먼저 하시네.)

    그럭저럭 창황실색(????惶失色) 

    (놀래고 당황해서 어쩌지를 못하다가)

    정신수습 되었더라

    (정신수습 되었더라.)

    5.

    그럭저럭 장등달야(張燈達夜) 

    (그럭저럭 불 밝히고 온 밤을 새우는데,)

    백지 펴라 분부하네 

    (“백지 펴라” 분부하네.)

    창황실색 할 길 없어 

    (깜짝 놀라 할 수 없어)

    백지 펴고 붓을 드니 

    (백지 펴고 붓을 드니,)

    생전 못 본 물형부(物形符)가 

    (처음 보는 형상의 부(符)가)

    종이 위에 완연터라 

    (종이 위에 뚜렷하네.)

    내 역시 정신없어 

    (나도 역시 정신없어)

    처자 불러 묻는 말이 

    (처자 불러 묻는 말이,)

    이 웬 일고 이 웬 일고 

    (“이것이 웬 일인고,)

    저런 부(符) 더러본가

    (저런 부(符)를 본 적 있나?”)

    자식의 하는 말이 

    (자식의 하는 말이,)

    아버님 이 웬 일고 

    (“아버님, 이 웬 일고,)

    정신수습 하옵소서 

    (정신수습 하옵소서.)

    백지 펴고 붓을 드니 

    (‘백지 펴고 붓을 드니)

    물형부 있단 말씀 

    (부(符)의 형상이 있다’는 말씀,)

    그도 또한 혼미로다 

    (정신이 혼미해서 하신 말씀이로다.)

    애고 애고 어머님아 

    (애고, 애고, 어머님아,)

    우리 신명 이 웬 일고 

    (우리 신명 이 웬 일고.)

    아버님 거동 보소  

    (아버님 거동 보소,)

    저런 말씀 어디 있노 

    (저런 말씀 어디 있노.”)

    모자가 마주 앉아 

    (모자가 마주 앉아)

    수파통곡(手把痛哭) 한창 할 때 

    (손을 잡고 통곡할 때,)

    한울님 하신 말씀 

    (한울님 하신 말씀,)

    지각없는 인생들아 

    (“지각없는 인생들아,)

    삼신산(三神山) 불사약(不死藥)을 

    (삼신산 불사약을)

    사람마다 볼까 보냐 

    (사람마다 볼까 보냐.)

    미련한 이 인생아 

    (미련한 이 인생아,)

    네가 다시 그려내서 

    (네가 다시 그려내서)

    그릇 안에 살라두고 

    (그릇 안에 살라두고)

    냉수일배(冷水一盃) 떠다가서 

    (냉수 한 그릇 떠다가서)

    일장 탄복(一張呑服) 하여스라. 

    (물에 타서 마시어라.”)

    이 말씀 들은 후에 

    (이 말씀 들은 후에)

    바삐 한 장 그려내어 

    (바삐 한 장 그려내어)

    물에 타서 먹어보니 

    (물에 타서 먹어 보니,)

    무성무취(無聲無臭) 다시없고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고)

    무자미지특심(無滋味之特甚)이라

    (아무 맛도 없더라.)

    그럭저럭 먹은 부가 

    (그럭저럭 먹은 부가)

    수백장이 되었더라 

    (수백 장이 되었더라.)

    칠팔삭 지내나니  

    (칠팔 개월을 지내나니)

    가는 몸이 굵어지고 

    (가는 몸이 굵어지고)

    검던 낯이 희어지네 

    (검던 낯이 희어지네.)

    어화 세상사람들아 

    (어화, 세상사람들아,)

    선풍도골(仙風道骨) 내 아닌가 

    (신선의 모습이 바로 나 아닌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 내 신명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불로불사(不老不死) 하단 말가 

    (불로불사 하지 않겠는가.)

    만승천자(萬乘天子) 진시황(秦始皇)도 

    (천자였던 진시황도)

    여산(驪山)에 누워 있고 

    (여산에 묻혀 있고,)

    한무제(漢武帝) 승로반(承露盤)도 

    (한무제의 승로반도)

    웃음바탕 되었더라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영세무궁(永世無窮) 하단 말가 

    (영세무궁 하지 않겠는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금을 준들 바꿀소냐 

    (금을 준들 바꿀소냐,)

    은을 준들 바꿀소냐

    (은을 준들 바꿀소냐,.)

    진시황(秦始皇) 한무제(漢武帝)가 

    (진시황 한무제가)

    무엇 없어 죽었는고

    (무엇 없어 죽었는고.)

    내가 그때 났었더면 

    (내가 그때 있었다면)

    불사약(不死藥)을 손에 들고

    (불사약을 손에 들고)

    조롱만상(嘲弄萬狀) 하올 것을 

    (마음껏 놀릴 텐데)

    늦게나니 한(恨)이로다

    (늦게 나니 한이로다.)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6.

    그 모르는 세상사람 

    (그것도 모르는 세상사람들이)

    한 장 다고 두 장 다고

    (한 장 다오 두 장 다오,)

    비틀비틀 하는 말이 

    (빈정대며 하는 말이,)

    저리 되면 신선인가

    (“저렇게 되면 신선인가”)

    칙칙한 세상사람 

    (칙칙한 세상사람)

    승기자(勝己者) 싫어할 줄

    (저보다 잘난 사람 싫어할 줄)

    어찌 그리 알았던고

    (어찌 그리 알았던고.)

    답답해도 할 길 없다

    (답답해도 할 길 없다.)

    나도 또한 한울님께 

    (나도 또한 한울님께)

    분부 받아 그린 부(符)를

    (분부 받아 그린 부이거늘,)

    금수(禽獸)같은 너희 몸에 

    (금수 같은 너희 몸에)

    불사약이 미칠소냐

    (불사약이 미칠소냐.)

    가소롭다 가소롭다 

    (가소롭다, 가소롭다,)

    너희 음해 가소롭다

    (너희 음해 가소롭다.)

    신무소범(身無所犯) 나뿐이다 

    (죄 없는 몸은 나뿐이다.)

    면무참색(面無慚色) 네가 알까

    (부끄러움 없는 나를 네가 어찌 알겠느냐.)

    애달하다 애달하다 

    (애달프다, 애달프다,)

    너희 음해 애달하다

    (너희 음해 애달프다.)

    우리야 저럴진댄 

    (우리야 저럴진댄)

    머잖은 세월에도

    (머잖은 세월에도)

    괴질 바랠 정이 없다 

    (괴질 바랠 정이 없다.)

    뛰고 보고 죽고 보세

    (뛰고 보고 죽고 보세.)

    요악(妖惡)한 고 인물이 

    (요악한 고 인물이)

    할 말이 바이없어 

    (할 말이 그리도 없는지,)

    서학(西學)이라 이름하고

    (서학이라 이름하고)

    온 동내 외는 말이

    (온 동네에 떠들고 다니는 말이,)

    사망년 저 인물이 

    (“사악하고 요망한 저 인물이)

    서학에나 싸잡힐까

    (서학에 싸잡혔구나.”)

    그 모르는 세상사람 

    (그것을 모르는 세상사람)

    그거로사 말이라고

    (그것을 말이라고 듣고)

    추켜들고 하는 말이 

    (추켜들고 하는 말이,)

    용담(龍潭)에는 명인(名人) 나서 

    (“용담에는 명인 나서)

    범도 되고 용도 되고 

    (범도 되고 용도 되고)

    서학에는 용터라고 

    (서학에는 용하다”고)

    종종걸음 치는 말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쑥덕거리는 말을)

    역력히 못할러라

    (일일이 다 못 하겠구나.)

    7.

    거룩한 내 집 부녀

    (거룩한 내 집 부녀,)

    이 글 보고 안심하소

    (이 글 보고 안심하소.)

    소위 서학 하는 사람 

    (소위 서학하는 사람)

    암만 봐도 명인(名人) 없데

    (아무리 봐도 명인 없네.)

    서학이라 이름하고 

    (내 어찌 나의 도를 서학이라 이름하고)

    내 몸 발천(發闡) 하렸던가

    (세상에 드러내려 하였던가.)

    초야에 묻힌 사람 

    (초야에 묻힌 사람으로)

    나도 또한 원(願)이로다

    (나도 또한 원하는 바로다.)

    한울님께 받은 재주 

    (한울님께 받은 재주)

    만병회춘(萬病回春) 되지마는 

    (모든 병을 낫게 하겠지만,)

    이내 몸 발천되면 

    (이내 도가 드러나면)

    한울님이 주실런가

    (한울님이 주시리다.)

    주시기만 줄작시면 

    (한울님이 주시기만 주신다면)

    편작(扁鵲)이 다시 와도 

    (편작(扁鵲)이 다시 와도)

    이내 선약(仙藥) 당할소냐 

    (이내 선약(仙藥) 당할소냐.)

    만세명인(萬世名人) 나뿐이다

    (만세에 전해질 명인 나뿐이다.)

    8.

    가련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아국 운수 가련하다

    (우리나라 운수가 가련하다.)

    전세(前世) 임진(壬辰) 몇 해런고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몇 해나 되었는가.)

    이백사십 아닐런가

    (이백사십년이 되지 않았는가.)

    십이제국(十二諸國) 괴질(怪疾) 운수

    (온 세상의 괴질 운수)

    다시개벽(開闢) 아닐런가

    (다시개벽 아닐런가.)

    요순성세(堯舜聖世) 다시 와서 

    (태평성대가 다시 와서)

    국태민안(國泰民安) 되지마는

    (나라와 백성이 모두 편안해 지겠지만,)

    기험(崎險)하다 기험하다 

    (험하구나, 험하구나,

    아국 운수 기험하다

    (우리나라 운수가 험하구나.)

    개 같은 왜적놈아 

    (개 같은 왜적놈아,)

    너희 신명 돌아보라

    (너희 신명 돌아보라.)

    너희 역시 하륙(下陸)해서 

    (너희 역시 이 세상에 생겨나서)

    무슨 은덕 있었던고

    (무슨 은덕 있었던가.)

    전세(前世) 임진(壬辰) 그때라도 

    (지난 임진왜란 그때에도)

    오성(熬城) 한음(漢陰) 없었으면

    (오성 한음 없었으면,)

    옥새 보전(玉璽保全) 뉘가 할꼬 

    (옥새 보전 뉘 했을까.)

    아국 명현(名賢) 다시없다

    (이런 명현 다시없다.)

    나도 또한 한울님께 

    (나도 또한 한울님으로부터)

    옥새보전 봉명(奉命)하네

    (옥새 보전의 명을 받았네.)

    무병지란(無兵之亂) 지낸 후에 

    (많은 환란 겪은 후에)

    살아나는 인생들은

    (살아 남은 인생들은)

    한울님께 복록(福祿) 정해 

    (한울님께 복록 정해 )

    수명을랑 내게 비네

    (수명을랑 내게 비네.)

    내 나라 무슨 운수

    (내 나라 무슨 운수)

    그다지 기험(崎險)할꼬

    (그다지 험하단 말인가.)

    거룩한 내 집 부녀

    (거룩한 내 집 부녀,)

    자세 보고 안심하소

    (자세히 보고 안심하시오.)

    개 같은 왜적놈이 

    (개 같은 왜적놈이)

    전세 임진 왔다 가서

    (지난 임진왜란 때 왔다 가서)

    술 싼 일 못했다고 

    (숟가락 쓸 일 못했다고)

    쇠술로 안 먹는 줄

    (쇠숟가락 안 쓰는 줄)

    세상사람 뉘가 알꼬 

    (세상사람 누가 알까.)

    그 역시 원수로다

    (그 역시 원수로다.)

    만고충신(萬古忠臣) 김덕령(金德齡)이 

    (만고충신 김덕령이)

    그때 벌써 살았으면

    (그때 살아 있었다면)

    이런 일이 왜 있을꼬 

    (이런 일이 왜 있을꼬.)

    소인 참소(讒訴) 기험(崎險)하다

    (소인들의 참소가 안타깝네.)

    불과 삼 삭(朔) 마칠 것을 

    (불과 석 달이면 마칠 것을)

    팔년지체(八年遲滯) 무삼 일고

    (팔년이나 끌었으니 이 무슨 일인고.)

    나도 또한 신선으로 

    (나도 또한 신선으로)

    이런 풍진(風塵) 무삼 일고

    (이런 고생 웬 일인가.)

    나도 또한 한울님께 

    (나도 또한 한울님께)

    신선이라 봉명(奉命)해도

    (신선의 명을 받았더라도.)

    이런 고생 다시없다 

    (이런 고생 또 있을까.)

    세상 음해 다하더라

    (세상이 온갖 음해 다하더라.)

    기장(奇壯)하다 기장하다 

    (기특하고 장하도다,)

    내 집 부녀 기장하다

    (내 집 부녀 장하도다.)

    내가 또한 신선 되어 

    (내가 또한 신선 되어)

    비상천(飛上天) 한다 해도

    (하늘로 오른다 하여도,)

    개 같은 왜적놈을 

    (개 같은 왜적놈을)

    한울님께 조화 받아

    (한울님께 조화 받아)

    일야(一夜)에 멸(滅)하고서 

    (하룻밤에 멸하고서)

    전지무궁(傳之無窮) 하여 놓고

    (영원토록 전해 놓고,)

    대보단(大報壇)에 맹세하고 

    (대보단에 맹세하고)

    한(汗)의 원수 갚아보세

    (한에게 당한 원수 갚아보세.)

    중수(重修)한 한(汗)의 비각(碑閣) 

    (중수한 한의 비각)

    헐고 나니 초개(草芥) 같고

    (헐어내면 보잘것없고)

    붓고 나니 박산일세 

    (부수고 나면 산산조각일세.)

    이런 걱정 모르고서

    (나의 이런 진심도 모르면서)

    요악한 세상사람 

    (요악한 세상사람들이)

    눌로 대해 이 말 하노

    (누구를 음해하는가.)

    우리 선조 험천(險川) 땅에 

    (우리 선조 험천 땅에)

    공덕비를 높이 세워

    (공덕비를 높이 세워서)

    만고유전(萬古遺傳) 하여보세 

    (영원토록 전해 보세.)

    송백(松栢) 같은 이내 절개(節槪)

    (송백 같은 나의 절개도.)

    금석(金石)으로 세울 줄을 

    (금석에 새겨져 영원히 전해질 것을)

    세상사람 뉘가 알꼬

    (세상사람들 누가 알겠는가.)

    애달다 저 인물이 

    (애달프다, 저 인물이)

    눌로 대해 음해하노

    (누구를 대해 음해하노.)

    요악한 저 인물이 

    (요악한 저 인물이)

    눌로 대해 저 말 하노

    (누구를 대해 저 말하노.)

    한울님이 내 몸 내서 

    (한울님이 내 몸 내서)

    아국 운수 보전하네

    (우리나라 운수 보전하네.)

    그 말 저 말 듣지 말고 

    (그 말 저 말 듣지 말고)

    거룩한 내 집 부녀

    (거룩한 내 집 부녀,)

    근심 말고 안심하소 

    (근심 말고 안심하소.)

    이 가사 외워 내서

    (이 가사 외워내서)

    춘삼월(春三月) 호시절(好時節)에 

    (춘삼월 호시절에)

    태평가(太平歌) 불러보세

    (태평가 불러보세.)